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을 때까지


2022.11.17~2022 12.3


권정호, 권효민, 류현민, 변카카, 이문주, 이세준, 장서영


나이가 들수록 시간은 조금씩 다르게 흐른다. 거스를 수 없는 시간의 흐름을 새삼 맞닥뜨릴때면 무력감을 느끼곤 한다. 거울 속 나의 모습, 가치관의 변화, 전과 같지 않은 신체, 어느날 문득 시야에 들어온 내 부모의 야윈 모습. 그것들은 우리에게 조심스레 천천히 다가오기보다 초대하지 않았음에도 찾아온 불청객과 같이 성큼 다가오기 마련이다.

 냉정하리만치 공평한 이 시간의 흐름은 결국 사회 구조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성큼 다가온 초고령 사회 앞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나이듦을 섬세히 받아들이는 법을 잘 알지 못한다. 공평히 늘어난 수명 안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젊음의 나날들이 아닌 나이 듦의 시간이다. 그럼에도 이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는 여전히 젊음을 향해있을 뿐이다.


 x세대부터 y세대, 오늘날에 이르러 mz세대까지. 알파벳 몇자로 우리를 나누는 기준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일까. 고령화가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적 자원의 감소, 돌봐야할 인구의 증가와 같은 이미지로 인식되어지는 반면 mz세대는 동시대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리더로 여겨진다.

너의 젊음이 너의 노력으로 주어지는 상이 아니듯, 나의 늙음 역시 나의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라는 한 소설의 대사가 떠오른다. 청년도 언젠가 노년이 된다. 우리는 어느새 우리 모두의 미래인 노년의 삶을 부정적인 키워드로 마주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적응의 속도가 다른 세대 간의 차이는 필연적일 수 있겠다. 하지만 다름에 대해 논하고 그것을 알파벳 몇 자로 나누며 서로를 혐오하는 행위 대신 우리는 그저 이 틈의 지점에서 놓쳐버린 것들을 차분히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번 전시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는 다가오는 미래를 받아들이는 다양한 관점을 확장하려는 시도이다. 이 전시가 나의 미래에 더욱 안전히 안착하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그것은 자연스레 다른 세대를 이해하는 경로가 될 것이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우리는 이 세대를 마주해 함께 살아내야만 하니까.



                                                                                                                                                                                                                                                                                                                  큐레이터 태병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