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CNK는 <오늘의 미술> 시리즈 기획전, 이소윤(Soyoon Lee) 작가의 회화로 표현하는 이상적 소통의 풍경을 소개한다.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와 메릴랜드 예술대학 (Post - Baccalaureate Certificate in Fine Arts), 영국왕립예술학교 페인팅 석사를 졸업하고 회화, 설치작품을 넘나들며 활발히 작업하고 있다.


 최근 작업들은 작가의 유년 시절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을 보낸 옛 주택 정원의 사계절은 그녀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계절마다 다르게 스며드는 공기, 습도, 열기, 향기와 같은 기운들은 다채롭게 변화하는 푸르고 붉은 각종 야생화 군락들의 기억으로 남아 물감이 뚝뚝 떨어지는 듯한 생동감 있는 신비로운 에너지로 표현된다. 나고 자란 고향집의 앞마당, 이렇듯 작가는 생활 속 자연에서 얻은 에너지와의 교감을 통해 삶의 다채로움을 표현한다. 

 작가는 일반적인 회화재료인 붓을 대신해 하드보드지 조각이나 나이프를 이용하여 강렬한 색이 혼합되어 만들어진 그라데이션과 두텁게 겹쳐진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층층이 모여진 레이어들은 일필휘지 획이 되어 율동적인 입체적 색의 향연으로 생동감 넘치는 기운을 전달한다. 작가의 이러한 독특한 이미지들을 보면 생물 형태학적 형상에 추상적인 아름다움을 부여한 조지아 오키프의 ‘추상 환상주의’가 떠오른다. 오키프가 자신이 느끼고 본 것을 내면화해 자기 방식대로 꽃, 대지와 같은 자연을 상징적으로 그린 것처럼 이소윤 작가의 작품 속에도 작가를 닮은 신비로운 자연의 형상들이 존재한다.


 작가는 각각의 소통을 둘러싼 삶의 아이러니와 한편으로는 이상적 소통의 장면을 시각화하는 것에 오리엔트 되어 있다. 삶의 다양한 모습을 서로 다르게 해석함으로써 나타나는 소통과 불통, 즉 삶의 다채로움에 흥미를 느끼고 시각화한다. 그녀의 작업 과정은 이상적 소통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나의 페인팅은 다층화된 해석의 스펙트럼에서 가능한 이상적 소통이 무언지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상적 소통의 에너지와 가능성을 상기시키는 삶 속의 장면들을 화면에 옮긴다.     - 이소윤


 학업을 위해 긴 시간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생활한 영향일까, 작가는 작품 속에서 각각의 개성으로 어떠한 우열 없이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들을 통해 하모니가 가지는 강한 에너지를 전달한다. 계절과 시간을 지정한 작품의 제목에서 보듯 작가는 그때 그 시간에 가졌던 공기, 온도, 습도, 향기.. 를 담은 그 계절, 그 시간, 그 순간의 조화로운 시, 공간을 표현한다.

 최근 작가는 새로운 에너지로 리셋 되고 있다. 경이롭고 성스러운 생명의 탄생, 이것은 작가에게 우주의 기운을 담아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충만한 울림이 느껴질 작가의 작품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