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CNK는 판화로 독특한 세계를 구축한 4인의 전시를 개최한다.
전시의 타이틀 ”MATRIXHOOD”는 ‘MATRIX’라는 판화의 ’판’, ‘-Hood’라는 접미사를 결합히여, 서로 다른 판화의 세계를 가진 친밀한 그룹을 의미한다.
4명의 작가들은 그들만의 창조적인 비전을 판에 새기고, 작품을 반복적으로 인쇄하여 복제본을생성해내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복제’는 단순한 재생산을 넘어서 ‘고유한 예술적 표현’으로 변모하며, 각 판화는 원본과는 다른 미세한 변화를 겪으면서 독창적인 특성과 감각적 깊이를 지니게 된다.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은 그의 유명한 에세이*”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에서 “복제는 원본의 고유성을 잠식한다.”면서도, “복제된 작품은 새로운 상황과 의미를 부여받아 독립적인 존재가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판화의 복제과정은 예술작품이 새로운 맥락에서 변형되고 재해석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복제의 미학을 통해 판화의 본질과 예술적 가치를 탐구하며, 네명의 작가
가 각기 다른 주제와 기법으로 창조한 작품을 선보인다.
정해민은 디지털 이미지에 회화기법을 더하여 사회구조와 개인의 폭력을 탐구하며 자아의 모호성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리얼함을 추구하되, 디지털 매체의 비물질성과 가상성을 활용하여 그것을 끊임없이 재구성하고 공격하려는 형식적 표현을 강조한다.
정진경은 실크스크린, 모노타이프 기법을 기본으로 일상적 사물을 재구성하여 감정의 깊이를 표현하며, 판화와 회화의 연계를 통해 일상과 자신의 정서를 탐구한다.
김서울은 식물의 생명력과 빛을 시각적으로 담아내어 새로운 느낌의 판화를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실크스크린과 동판화를 주로 하는 그녀는 ‘낙원의 감각’이라는 새로운 감각을 관람객에게경험하게 한다.
김동기는 목판화 기법으로 자연과 도시의 변화와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며,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독특한 예술적 접근을 보여 준다.
각기 다른 판화의 다양한 면모를 조명하며,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친밀함에 깊이감이 더해진다. 각 작품의 풍부한 내면과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며, 판화의 새로운 가능성과 감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